삽질 인수위! 오해 인수위! 인수위가 당연지정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사 링크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1966628
글을 쓰기에 앞서 과연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무엇인지 그것부터 짚고 넘어가자!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란?
건강보험 당연 지정제를 폐지하게 되면, 각 병/의원들은 건강보험 지정 여부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환자를 진료하면서 현재처럼 보험으로 청구를 하거나, 보험 청구를 하지 않고 환자에게 모든 병원비를 청구할 수 있게된다. 이는 결국 병/의원의 입맛에 맞는 환자만을 선택하여 진료를 하게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게 됨.
당연지정제 때문에 외국 병원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데, 모든 의료기관은 건강보험 지정병원이 되어버리는 국내법 때문이다. 일전에 특구지역에만 당연지정제를 폐지하려고 하다가 국내 병원과의 역차별 논란으로 인해 무산된 경우가 있었음.
이명박 정부(인수위)는 의료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적용받지 않는 고급병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시 말해서, 현재의 건강보험 체계하에서의 의료서비스 산업의 육성은 건강보험 재정의 악화로 이어지는 부메랑 효과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에, 이를 민간 자본을 동원해서 대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식 민간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발표!
그렇다면 미국식 민간의료보험 제도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그 내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Sicko)"를 살펴보자.
"식코"는 미국의 민간의료보험 시스템의 폐해를 적랄하게 고발한 내용을 담은 영화이다
영화 제작자이자 감독인 마이클 무어가 미국 민간 의료 보험 조직인 건강관리기구(HMO)의 부조리적 폐해의 충격적인 이면을 폭라하며 열악하고도 무책임한 제도에의 비판적 내용을 담은 영화로서, 수익논리에만 사로잡혀 이윤만을 추구하는 미국 의료보험제도의 진실과 돈없고 병력이 있는 환자를 의료제도의 사각지대로 방치하여 결국 죽음으로 내몰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가 시작되면 미국인 노동자 "릭"이 집에서 나무를 자르다가 약지와 중지가 절단되어 병원에 가는 장면이 나온다.
중지를 접합하는데는 6만불이 들고 약지는 1만2천불이 든다는 병원측의 이야기에, 둘다 접합할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는 "릭"은 비용이 저렴한 약지를 선택하고 결국 불구자가 되게 된다.
영화에서의 "릭"은 의료보험이 없는 5천만명에 달하는 미국 시민중의 한 사람이다. 의료보험 보장 범위 안에 들지 못하는 사람이 총 5천만명이고, 그중 1만8천명은 막대한 치료비와 수술비를 감당하지 못해 코앞에 병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이없게 죽어간다.
영화 식코(Sicko)에서의 내용은 이렇게 민간의료보험에 들지 못한 5천만명 뿐만 아니라, 민간의료보험에 가입된 2억 5천만명 조차 결코 의료보험 혜택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 직업을 가진 신문사 편집장, 기계공 부부가 심장발작과 암으로 의료보험혜택을 받지만 의료보험 액수의 한도를 벗어나서 파산에 이르게 되는 모습
- 79세의 고령 할아버지가 의료보험 혜택을 보장받기 위하여 직장을 그문다지 못하는 모습
- 남편이 동생의 장기를 이식받으면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억지주장에 수술도 못하고 몇달을 버티다 죽고 마는 부부의 모습
이런 모든 문제들이 국가가 아닌 사설/민간 기업이 의료보험 회사를 운영하는 민간의료보험시스템이 시작되면서 부터였다.
이윤을 추구하기 위하여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의 의료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의료보험사의 갖가지 수작과 횡포로 치료받지 못하고 수술받지 못하는 상황이 비일비재 일어나는 미국의 의료실태.
공공의료가 완전 붕괴되고 이미 모든 건강보험이 사기관으로 넘어간 미국에서는 전 국민의 15%가량인 5000만 명이 건강보험의 혜택에서 완전히 제외되어 있어서 돈 없으면 죽는다는 말이 현실이 되는 나라입니다. 해마다 수백만 명이 의료비 문제로 파산하는 나라가 바로 미국입니다.
예전에 '미녀들의 수다'에 윈터(강도 폭행사건으로 이슈가 됐던)라는 미국인이 나와서 한국의 건강보험을 극찬하면서 이야기했던 자신의 경험담 중 하나가 자신이 미국에서 독감으로 보름 정도 입원했던 적이 있는데 입원비가 무려 우리 돈으로 4500만 원가량이 나왔었다는 말을 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기가 막히는 소리지만 미국에서는 아주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현재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제도 하에서도 상위 20%이내 병원들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아주 귀찮은 존재일 수 있습니다. 정부 규제가 많기 때문인데, 이런 병원들은 당연지정제를 폐지하고 최상의 시설로 최상의 의료서비스로 특권계층만을 치료하려 들겠죠.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복지와 의료서비스의 질적인 향상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차라리 피부과나 치과, 성형외과, 안과등의 진료항목중 현재 건강보험이 미적용되고 있는 부분(임플란트/라식,라섹...)에 대해서도 건강보험을 적용시키고 보험수가를 조금더 올리면 현재 건강보험으로 인해 손해를 보고 있는 다른 의료기관에도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수위의 이번 당연지정제 완화 발표는 의료단체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대한의사협회는 대선 기간동안 이명박 당선인등 대선후보들을 상대로 건강보험 정책질의서를 보내 "필수 의료행위만을 건강보험 대상으로 하고 나머지는 시장에 맡기는 체제로 바뀐디 요용기관 강제지정제를 선택계약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처음 시작은 어렵지만, 시작하고 나서 조금씩 바꾸는건 쉽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완화는 결국엔 건강보험 제도의 폐지와 건강보험 제도의 민영화로 이어지는 첫 발걸음이 될 것이다.
단순하게 생각해보자. 당신이 의학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돈안되는 비인기 진료과보다 돈이 되는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안과를 선택하지 않겠는가?
결국 병원도 하나의 이익단체이기 때문에, 병원에 득이 되고 리스크가 없는 환자들만을 선별 질료하는 체계로 가게 될 것이다. 그 길을 지금 이명박 정부가 열어 놓으려 하고 있는것이다.